유럽 사이버보안 시장, 사모펀드 투자 확대로 성장세 이어가

유럽과 달리 美 사모펀드 거래액은 급감해 美 거래량 비중도 지난해 대비 14%p 줄어 SVB 파산, 금리 인상 등 자금 조달 어려워

올해 들어 유럽에서 사이버보안 기업에 대한 사모펀드(Private equity, PE)의 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까지의 거래액은 47억 달러(약 6조1천억원)로, 이러한 추세라면 올해 전체 거래액은 지난해 거래액인 76억 달러(약 9조8천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미국은 사이버보안기업에 대한 사모펀드 투자가 전년 대비 급감했다. 7월 말 기준 거래액은 46억 달러로 지난해 거래액 509억 달러(약 66조2천억원)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2018~2023년 유럽과 미국의 사이버보안 분야 사모펀드 거래량, 주: 2023년 7월 기준/출처=PitchBook

지난해 디지털 전환으로 사이버보안 시장 크게 성장 

최근의 이러한 경향은 지난해 상황과 비교했을 때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사이버보안 시장은 크게 성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클라우드 도입 등으로 더욱 빠른 디지털 전환이 이뤄졌고 이로 인한 대형 보안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사이버보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츠에 따르면 사이버보안 시장은 2020년 1,531억6,000만 달러(약 201조8,189억원)에서 2028년 3,661억 달러(약 482조4,099억원)까지 연평균 12%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에는 자금력을 갖춘 빅테크와 사모펀드가 사이버보안 기업에 대한 인수를 주도했다. 지난해 4월 미국 사모펀드운용사 토마 브라보(Thoma Bravo)가 세일포인트 테크놀로지스(SalePoint Technologies)를 69억 달러(약 9조921억원)에 인수했고 이어 5월에는 세계 3대 사모펀드운용사인 칼라일 그룹(Carlyle Group)이 미국의 방산업체 맨테크 인터내셔널(ManTech International)을 42억 달러(약 5조5,343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대형 인수 계약 줄어들면서 사모펀드 거래액도 감소

하지만 올해 들어 거래량이 감소했다. 지난 7월 기준으로 전 세계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사모펀드의 거래량은 117건으로, 지난해 거래량 266건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유럽은 48건으로 전체 거래량의 41%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비중 33%보다 증가한 수치다. 반면 7월 기준 미국의 거래량은 52건으로 전체 거래량 중 비중은 지난해 58%에서 올해 44%로 14%p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와 달리 미국에서는 올해 대형 인수 계약이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플로리다에 소재한 다국적 소프트웨어 기업 시트릭스 매트릭스(Citrix Systems)에 대해 165억 달러(약 21조7,354억원) 규모의 레버리지드 바이아웃(LBO)이 성사됐다. 해당 인수 계약은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LBO였다. 하지만 올해 유일한 대형 계약은 세계 최대의 모의피싱 플랫폼 업체 노비포(KnowBe4)의 LBO로, 거래액은 46억 달러로 알려졌다. 그나마도 해당 거래는 지난해 9월에 발표된 건으로 올해 새롭게 착수한 대형 계약은 찾아보기 어렵다. 노비포의 인수 계약을 제외하고 올해 미국 사이버보안 시장에서 사모펀드 인수 계약은 모두 6,500만 달러(약 856억3,750만원)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미국에 비해 거래 규모가 작은 유럽에서도 올해 대형 계약이 다소 감소했다. 올해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의 대형 계약은 루테크(Lutech)가 아토스(Atos)의 이탈리아 사업을 인수한 LBO로, 거래액은 4억6,700만 유로(약 6,752억원)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당 계약은 지난해 11월 발표해 지난 3월에 체결된 것인 만큼, 올해 신규 추진된 거래로 보기는 어렵다.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사이버보안 기업들은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며 빅테크와 사모펀드로부터 상당한 투자를 유치했다. 하지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유럽과 달리 미국은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으로 금융 시장의 자금 상황이 악화되면서 투자 전망이 밝고 재정 구조가 탄탄한 기업들도 투자를 유치하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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