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워크’ 구조조정 소식에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초긴장’

위워크, 뉴욕 맨해튼에만 19만 평 이상 공간 점유 올해 2분기 뉴욕의 오피스 공실률 31.8%로 ‘역대 최고치’ 美 상업용 부동산 시장, 신규 대출 중단에 돈줄까지 말라

미국 뉴욕의 빌딩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공유 오피스 기업 위워크의 파산 위기가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상황을 악화시킬 거란 분석이 나왔다. 현지 업계는 위워크가 파산할 경우 오피스 공급이 과도하게 몰리면서 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최대 자금 공급원들마저 상반기 신규 대출을 멈추면서 시장 상황이 더욱 악화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위워크 구조조정 시 공급 과잉으로 시장 패닉에 빠질 것

1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은 경영 악화로 파산 위기에 놓인 위워크의 상황이 뉴욕 등 주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공실률을 높이고, 임대인과 은행 등 대출기관에 잠재적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영국 종합부동산그룹 세빌스에 따르면 위워크가 뉴욕 맨해튼에 차지한 부동산 규모는 680만 평방피트(약 19만1,101평) 이상으로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면적의 2배가 넘는다. 미국 전체로는 약 1,680만 평방피트의 공간을 점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현지 부동산 중개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업계는 위워크가 파산할 경우 공급이 과도하게 몰리면서 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뉴욕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증가한 원격근무와 고금리 여파로 불황을 겪고 있다. 부동산회사 CBRE가 최근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뉴욕의 사무실 공실률은 31.8%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위워크에 노출된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약 75억 달러로 이 중 38%가 뉴욕에 집중됐다. 뉴욕 외에도 위워크는 샌프란시스코와 런던 등 대도시에 매출이 집중되어 있는데, 모두 상업용 부동산 수요가 팬데믹 이후 크게 줄어 있는 도시들”이라면서 “만일 위워크가 임대 계약 변경 등에 나서기 시작하면, 해당 지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위워크 경영진 “계속기업으로 존속 가능성에 의구심”

위워크는 전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사무실 과잉 공급에 따른 공유 오피스 부문의 경쟁 심화,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으로 고객사가 이탈하고 예상보다 수요가 부진하다”면서 “경영 적자와 향후 현금 수요, 이탈 회원 증가 등으로 인해 계속기업(going concern)으로 존속할 가능성에 상당한 의구심이 든다”고 밝힌 바 있다.

계속기업은 일시적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조직체로서 기업을 바라보는 경영학 및 회계학적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유동성 부족 등 부정적인 자금 동향이나 주요 재무비율의 악화 또는 상당한 규모의 영업손실의 발생 등의 위기에 처한 경우 계속기업 가정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상황으로 해석한다.

이날 발표된 2분기 실적도 경영진의 이러한 언급을 뒷받침하는 것처럼 보인다. 위워크의 2분기 순손실은 3억4,900만 달러(주당 21센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순손실 5억7,700만 달러(주당 76센트)에 비해 개선됐지만, 시장 예상치를 충족하지 못했다. 2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한 8억4,400만 달러(약 1조1,125억원)를 기록했지만, 역시나 전망치인 8억5,000만 달러를 하회했다.

위워크의 실적 악화는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문화의 확산과 더불어 인플레이션과 가파른 금리인상에 따른 거시경제 변동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데이비드 톨리 위워크 임시 최고경영자는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팬데믹 이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갑작스러운 수요 감소로 인해 과잉 공급 현상을 겪고 있으며, 유연한 업무 공간을 둘러싼 시장 경쟁 심화로 고객사들이 기존 예측보다 많이 이탈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돈줄 말라가는 美 상업용 부동산 시장, 상반기 ‘신규 대출’도 멈춰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관련 대출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8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최대 주택담보대출 부동산 투자신탁(REITs)인 ‘블랙스톤 모기지 트러스트’와 ‘KKR 부동산 파이낸스 트러스트’는 올해 상반기 신규 대출을 한 건도 진행하지 않았다. 두 회사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최대 자금 공급원으로 부동산 소유자에게 대출을 전문적으로 하는 투자기관이다.

투자은행 KBW의 제이드 라마니 연구원은 “모기지 리츠들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지난 수십 년 중 가장 어려운 시기에 대차대조표를 방어하기 위해 대출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며 “고금리로 많은 대출자가 차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모든 대출기관의 채무불이행률이 오르고 있고 부동산, 특히 사무용 건물들이 높은 공실률에 허덕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러한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는 올해 미국 내 상업용 및 다세대 임대 주택용 담보 대출 총액이 5,040억 달러로 지난해(8,160억 달러)보다 3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협회 관계자는 “높고 변동성이 큰 금리, 부동산 가치에 대한 불확실성, 일부 부동산 기본자산에 대한 회의 등으로 인해 올해 부동산 매매 및 모기지 신청 활동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한편 위워크 경영진은 향후 사무실 임대 조건을 갱신하는 등 비용을 줄여 고객사 이탈을 막음과 동시에 증자를 통해 필요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해당 계획은 향후 12개월간 시행될 예정이며, 성공 여부에 따라 전체 사업 지속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뉴욕 등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회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 관계자들이 위워크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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