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자본 동원해 도전장 내민 에어프레미아,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새 주인 될 수 있을까

에어프레미아,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무 매각 본입찰 뛰어들어
룩셈부르크 카고룩스, MBK파트너스 등과 컨소시엄 구성
경쟁사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등도 외부 자금 유치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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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어프레미아

에어프레미아가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인수를 위해 룩셈부르크 화물 항공사 카고룩스와 손을 잡았다. 해외 자본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며 인수 경쟁을 위한 기반을 확보한 것이다. 차후 인수전의 향방이 ‘자금 동원 규모’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에어프레미아가 탄탄한 컨소시엄을 발판 삼아 승기를 거머쥘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에어프레미아 컨소시엄 구성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는 최근 진행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본입찰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LOI에는 MBK파트너스 스페셜시츄에이션(SS)펀드, 메리츠증권, 룩셈부르크 카고룩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에어프레미아의 2대 주주인 JC파트너스와 파빌리온PE가 공동운용(Co-GP) 펀드를 조성하고, 카고룩스와 메리츠증권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형태다. MBK파트너스는 SS 2호 펀드를 통해 약 2,000억~3,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에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은 에어프레미아와 함께 컨소시엄을 이룬 카고룩스에 주목하고 있다. 카고룩스는 룩셈부르크항공·카타르항공이 지분을 가진 해외 화물 항공사다. 에어프레미아가 인수전에서 승기를 거머쥘 경우, 외국인이 국내 항공사의 실효적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항공업은 국가의 안보 및 안전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된 업종으로, 외국 법인 또는 외국인의 경영권 행사가 엄격히 금지되고 있다.

항공사업법과 항공안전법에 따르면 외국 법인 및 외국인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국내 법인은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교부받을 수 없다. 에어프레미아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이후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카고룩스가 순수한 재무적 투자자(FI)라는 점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에어프레미아의 항공화물 부문 경쟁력

만약 에어프레미아가 이 같은 ‘장벽’을 넘어 인수전에서 승리할 경우, 국내 항공화물 시장 내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어프레미아는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 유일하게 대형 기재를 보유한 항공사로, 여타 인수 후보자들과 달리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인수하자마자 가동할 수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에어프레미아는 단일 기재인 B787-9 드림라이너 5기를 운용 중이다.

에어프레미아의 대형 기재 관리 역량은 인수 이후에도 상당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화물기 11기 중 8기는 기령 25년 이상의 노후 항공기다. 일반적으로 항공기는 기령이 30년을 넘으면 퇴역 수순을 밟아야 한다. 인수 이후 대다수 항공기의 정비·교체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미 대형 화물기를 운항하고 있는 에어프레미아는 경험을 살려 인수 이후 여타 LCC보다 빠르게 기재 상황을 정상화할 가능성이 크다.

폭넓은 운항 노선도 에어프레미아의 강점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LCC의 노선은 일본·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에 치중돼 있다. 반면 에어프레미아는 대형 항공사(FSC)와 LCC의 중간인 하이브리드 항공사를 표방, 일본·동남아 노선과 미국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뉴욕 등 장거리 미주 노선을 모두 운항하고 있다. 인수 대상인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미주·유럽 노선 비중은 70%에 달한다.

인수 후보자들의 ‘자금 조달 경쟁’

추후 관건은 에어프레미아가 인수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다. 25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주관사 UBS가 진행한 본입찰에는 이스타항공과 에어인천, 에어프레미아 등 3곳이 참여했다. 예비입찰 참여 후 실사를 진행한 LCC 4곳 중 제주항공을 제외한 3곳이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이와 관련 제주항공 측은 “여러 불가피한 사정으로 구속력 있는 인수 제안을 준비하기에 한계가 있어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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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입찰에 참여한 3곳 LCC가 모두 자본잠식 상태인 만큼, 이번 인수전의 핵심은 ‘자금 조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외부 투자자 유치 등을 통한 경쟁 자금 확보 역량이 승패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스타항공은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5호 펀드 자금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5,000억원을 목표로 조성 중인 5호 펀드는 1차 클로징에서 3,400억원의 자금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우리은행과 NH투자증권 등도 인수금융 주관사로 합류하며 힘을 보탠다.

에어인천은 자금력 면에서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한국투자파트너스의 PE본부를 FI로 확보하며 활로를 찾았다. 인수금융은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한국투자파트너스가 보유한 드라이 파우더(미소진 펀드 자금)와 신규 결성할 블라인드펀드 재원이 인수 재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매각 측인 대한항공과 UBS는 본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의 인수 희망 금액과 자금 마련 계획 등을 검토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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