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지에프홀딩스, 현대홈쇼핑 공개매수 마무리 “이유 있는 지분 확보”

현대지에프홀딩스, 현대홈쇼핑 주식 25% 공개매수
청약 중간에 현대백화점 참여, 소액주주 불만 고조
지주사 행위요건 해소 및 배당수익 기반 확대 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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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그룹 지주사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지주사 요건 충족을 위해 진행한 현대홈쇼핑 주식 공개매수에 성공했다. 자금 납입 절차가 마무리되면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지분율은 50%가 넘어간다. 이로써 현대백화점은 지배구조를 개편하고 현대홈쇼핑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현대지에프홀딩스, 현대홈쇼핑 주식 공개매수 청약률 186.8%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추진한 현대홈쇼핑 보통주 공개매수에 예정 수량(300만 주)를 웃도는 560만4,602주가 응모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률은 186.8%에 달했다. 매수 가격은 1주당 6만4,200원이다. 현대지엘프홀딩스는 홈쇼핑 주식 매수에 총 1,926억원의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자금 납입이 마무리되면 현대지에프홀딩스의 현대홈쇼핑 지분율은 25.01%(300만1,500주)에서 50.1%(600만1,500주)로 늘어난다.

앞서 지난 3일 현대지에프홀딩스는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행위 제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현대홈쇼핑 공개매수에 나섰다. 지난 2021년 개정된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의 지분율을 30%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비상장사의 경우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해야 하며, 지주사 전환 후에는 2년 이내에 지분율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내년 3월 전에 현대홈쇼핑 보유 지분율을 30% 이상으로 늘려야 했던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안정적인 지배구조 등을 위해 지분을 50% 이상을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공개매수로 우량 계열사인 현대홈쇼핑을 편입해 지주사의 경쟁력과 가치가 제고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지수사 요건 충족은 물론,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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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홈쇼핑

사실상 오너를 위한 공개매수

현대지에프홀딩스의 공개매수 결정은 이달 초만 하더라도 일반 소액주주들에게 주식 매각 기회를 부여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특히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자회사인 현대백화점도 15.8%(189만6,500주)의 현대홈쇼핑 지분을 들고 있었지만 해당 주식을 매입하는 것이 아니었던 터라 주주 환원에 대한 적극적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처럼 최대주주뿐 아니라 소액주주까지 모두 만족할 만한 카드를 내놓자 주가에도 힘이 실리기 시작하며 단기간 폭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달 17일 현대백화점이 공개매수에 참여키로 결정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이후 24일 일반주주와 현대백화점은 안분비례에 따라 청약 주식의 53.5%씩만을 매도하며 끝났다. 이를 통해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홈쇼핑 지분율을 50.01%로 끌어올려 지주회사의 행위제한요건(상장사 지분 30%)을 충족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현대백화점의 참여가 사실상 당연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지에프홀딩스와 현대백화점이 블록딜(시간외매매)로 주식을 주고받을 경우 양사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힐 수 있는 데다, 통상적으로 블록딜의 경우 낮은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향후 배임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입장에서도 지주사 관련 규제 가운데 자회사 간에 지분을 보유할 수 없는 규제도 해소해야 했다는 설명이다.

결국 일반주주만 울상이 됐다. 공개매수에 참여한 일반주주 주식은 370만8,102주로, 지난해 말 현대홈쇼핑 소액주주가 보유했던 물량(367만5,414주)을 넘어섰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이는 현대백화점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홈쇼핑 지분보다도 2배가량 많은 수치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백화점 이사회의 검토를 통해 결정했다는 입장이지만 결국 소액주주 배려란 가면을 쓴 오너를 위한 행보였다는 의문은 가시지 않고 있다.

현대지에프홀딩스, 공개매수로 절세 및 배당 수익 확대

결과적으로도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주식매입을 통해 다양한 이점을 손에 쥐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분율 50% 이상인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에는 비과세가 적용돼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를 통해 현대홈쇼핑에서 현대지에프홀딩스, 이어 오너일가로 향하는 배당도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두둑한 배당 수입 역시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현대홈쇼핑이 올해부터 3년 동안 개별기준 영업이익의 30% 이상을 배당에 쓸 계획인 만큼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수령하는 배당액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홈쇼핑이 사양산업으로 인식이 변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수백억원의 영업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더불어 현대지에프홀딩스에 현대홈쇼핑 지분을 매각한 현대백화점은 차입금을 줄이고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652억원의 주식매각 대금을 거뒀다.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백화점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형태를 통해서다. 총차입금이 2조8,000억원을 웃돌고, 연간 이자비용이 908억원인 현대백화점 입장에선 큰 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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